
혼자 보는 영화의 자리
Seat for One
CULTUREVol.102026.01.08
혼자 영화를 보러 가면 늘 같은 자리를 고른다. 뒤에서 네 번째 줄, 통로 쪽. 십 년쯤 같은 기준으로 골랐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로 쪽이면 옆에 한 사람만 앉고, 뒤에서 네 번째면 화면이 눈높이에 온다. 그런데 이유를 설명하다 보면 매번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든다.

사실은 혼자 온 티가 덜 나는 자리이기 때문인 것 같다. 맨 앞이나 맨 뒤 구석은 혼자 온 사람의 자리처럼 보이고, 한가운데는 둘이 온 사람의 자리처럼 보인다.
언제부턴가 그런 게 신경 쓰이지 않게 됐는데도 자리는 바꾸지 않았다. 이유가 사라진 뒤에도 습관은 남는다.
지난주에 예매를 하다가 처음으로 다른 자리를 눌러 봤다. 앞에서 세 번째 줄 한가운데였다. 목이 아팠고, 자막을 읽는 속도가 달라졌고, 영화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다음에는 다시 뒤에서 네 번째 줄로 돌아갈 것 같다. 하지만 한 번 더 앞자리에 앉아 볼지도 모르겠다.
에디터 서지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