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것을 고쳐 쓰는 가게

한도영 — 수선집 다시

PLACEVol.122026.05.28

수선집 '다시'의 문에는 안내문이 하나 붙어 있다. "고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한도영 씨가 가게를 연 첫해에 붙인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다 고쳐 드리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억지로 고친 것들이 다시 돌아오더라고요. 못 고친다고 말하는 게 더 어려운 일이었어요."

가게에는 옷도 오고 가방도 오고 이따금 인형도 온다. 가장 오래 걸린 작업은 삼십 년 된 코트였다. 안감을 전부 뜯어내고 새로 대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손님은 어머니가 입던 옷이라고만 했다.

작업대 위의 실패와 가위

그는 수선 전에 항상 묻는다. 이걸 왜 고치고 싶으냐고. 대답에 따라 고치는 방향이 달라진다. 계속 입을 옷이면 튼튼하게, 두고 볼 옷이면 원래 모양에 가깝게 고친다.

"고친 자리가 보이는 게 싫다는 분도 있고, 보였으면 좋겠다는 분도 있어요. 둘 다 맞는 말이에요." 그는 자기 앞치마의 기운 자리를 가리켰다. 실 색을 일부러 다르게 썼다고 했다.

저녁에는 재봉틀을 덮고 바닥의 실밥을 쓴다. 하루에 나오는 실밥의 양으로 그날 얼마나 일했는지 안다고 했다. "많이 나온 날이 꼭 잘한 날은 아니에요. 뜯어낸 게 많았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에디터 노은재 · 사진 배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