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를 만드는 방식

《둘레》는 2019년 창간호부터 격월로, 한 호에 하나의 주제만을 다뤄 왔습니다. 멀리 있는 새로운 것보다, 이미 곁에 있어서 잘 보지 않게 된 것들을 오래 들여다보는 편을 택했습니다.
속도가 붙은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문을 여는 가게, 몇 번을 고쳐 쓴 살림, 이름을 붙이기 애매한 감정 같은 것들. 저희는 그런 것들을 취재하고, 사진으로 남기고, 한 권으로 묶습니다.
한 호를 만드는 데 두 달이 걸립니다. 그 두 달 동안 편집부는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가, 마감 즈음에 다시 모입니다. 그래서 한 호 안에는 서로 조금씩 어긋나는 시선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 어긋남이 이 잡지의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읽고 난 뒤에 무언가를 당장 하게 만드는 글보다, 어제 지나친 골목을 오늘 조금 다르게 보게 만드는 글을 싣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