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위 작은 도서관

열람석 열두 자리

PLACEVol.112026.03.26

언덕 꼭대기에 있는 이 도서관은 걸어 오르면 십 분이 걸린다. 열람석은 열두 자리, 장서는 팔천 권쯤. 규모로 보면 작은 편이다.

사서 한 분이 혼자 운영한다. 오전에는 정리를, 오후에는 대출과 반납을 맡는다. 이용자는 하루 평균 서른 명 안팎.

건물 안 좁은 계단

"책을 빌려 가시는 분보다 여기서 읽고 가시는 분이 많아요. 언덕을 올라오셨으니까 좀 앉았다 가시는 거죠." 사서는 그게 이 도서관의 성격이 됐다고 했다.

창 쪽 자리 셋은 오후 두 시부터 네 시까지 해가 길게 든다. 그 시간에는 늘 자리가 찬다. 단골 몇 분은 그 시간에 맞춰 온다고 했다.

신간을 많이 들이지는 못한다. 대신 한 번 들인 책은 오래 둔다. 절판된 책이 꽤 있고, 그걸 찾아 일부러 오는 사람도 있다.

내려가는 길은 오를 때보다 짧게 느껴졌다. 언덕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창 세 개에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에디터 노은재 · 사진 배시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