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이 드는 시간에 맞춰
배시온 — 사진가
PEOPLEVol.112026.04.09
배시온 씨는 사 년째 같은 창을 찍고 있다. 집 근처 오래된 건물의 삼층 창이다. 계절마다, 날씨마다, 하루 중 다른 시간에 찍는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이천 장이 넘는다.
"처음엔 그냥 좋아서 찍었어요. 백 장쯤 되니까 이걸 왜 찍고 있나 싶었고, 오백 장쯤 되니까 그만둘 수 없게 됐어요."

사진은 거의 비슷해 보인다. 그런데 나란히 놓고 보면 다르다. 유리에 비치는 나무가 자라고, 창틀의 페인트가 벗겨지고, 어느 해에는 커튼이 바뀌었다.
"변화를 찍는 게 아니라, 변화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찍을 땐 몰라요."
그는 삼각대를 쓰지 않는다. 매번 조금씩 다른 자리에서 찍는다. 정확히 같은 프레임을 만들려고 하면 재미가 없어진다고 했다.
언제까지 찍을 거냐고 물었다. 건물이 없어질 때까지라고 했다. 그러고는 덧붙였다. "제가 먼저 이사할 수도 있고요."
에디터 서지완



